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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날, 나도 법명(法名)을 하나 받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 생각이 꽤나 간절했던지 그날 밤 꿈에 용모가 준수한 어떤 노인이 나타났다. 하얀 두루마기를 입으시고 키가 크신 분이었다. 7살 정도 되어 보이는 어린 동자(童子)가 나에게 오더니 저 분 심부름을 왔다고 하면서 종이 한 장을 내밀었다.
한자(漢字)로 두 글자가 적혀 있었는데 뒷 글자는 마음 심(心)자로 확실하게 잘 보였으나 앞 글자는 희미해서 잘 보이지 않았다. 그 동자에게 이야기하니 다시 가서 받아오겠다고 했다. 한번 더 가져온 종이를 자세히 들여다보니 앞 글자가 절 만(卍)자로 보였다. '만심(卍心)'이었다. 이때부터 내 법명은 만심(卍心)이 되었다.
대학 시절 속리산 법주사에 수련대회 가서 받은 법명은 법명(法明)이다. 나중에 은사 스님으로부터 받은 법명은 묘인( 因)이다. 그 뒤 공부 스승님으로부터 받은 법명은 능인(能印)이다. 앞으로 연륜과 수행이 깊어지면 법호(法號)는 한옹(閒翁)으로 할 생각이다.
컴퓨터를 사용하고부터 'anandha(아난다)'라는 이름이 또 생겼다. 아난다는 부처님의 사촌동생으로 십대제자 중에서 다문제일(多聞第一)로 불리워지며, 부처님의 곁에서 평생동안 시봉을 한 시자(侍者)이다.
이름이 많아지니 또 다른 걱정이 생겼다. 이름값을 해야 할텐데...
― 능인스님의 『선방 이야기 토굴 이야기』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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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교이야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