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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교에서 말하는 포괄적인 의미로서의 경전이 어떻게 성립되었는가에 대해서는 이미 설명한 바 있다(제22문 참조). 그리고 경전의 보다 구체적인 분류인 삼장에 대해서도 이미 설명하였다(제23문).
즉, 삼장이란 부처님의 설법 중 근간이 되고 있는 말씀을 기록한 경의 집합인 경장(經藏), 부처님이 제자들에게 제시한 윤리 조항과 공동생활상의 규범을 기록한 율의 집합인 율장(律藏), 이 경과 율에 대한 학자들이 설명하고 논의한 논의 집합인 논장(論藏)의 셋을 가리킨다. 이 셋을 한꺼번에 모아 정리한 것이 소위 대장경(大藏經)이다. 대장경이란 한 마디로 말해서 불교의 경전과 논서를 모은 총서이다. 그래서 일체경(一切經)이라고도 하고, 중경(衆經)이라고도 한다. 불교의 총서인 대장경은 크게 세 종류로 구분할 수가 있다.
2500년이라는 오랜 시간 동안 발달해 오면서 경전의 내용도 복잡하게 변천하게 되나, 가장 먼저 집합된 것이 빨리(巴利)삼장이다. 이는 이미 기원전에 성립되었으므로 대승경전을 포함하고 있지 않은 특징을 지닌다.
다음에 티벳어로 번역된 불전들을 모은 티벳대장경이 있다. 이는 7세기 무렵부터 번역이 시작되어 9세기에는 대부분 완성된 불전들이 주종을 이룬다. 물론 이후의 것들도 포함되어 있고, 특히 인도 후기불교의 문헌들이 포함되어 있어서 그 가치가 높이 평가된다.
그러나 우리에게 대장경으로서 가장 친숙한 것은 역시 한역(漢譯)대장경이다. 우리의 고려대장경은 당연히 여기에 포함된다. 이 세 가지 외에도 몽고어나 만주어로 된 대장경도 있었으나, 그 내용은 밝혀져 있지 않다.
불교를 중국으로 전하는 전법사들의 최대 관심사가 인도어로 된 불전을 한문으로 번역하여 소개하는 일에 쏠렸을 것임은 지극히 당연하고, 이로부터 많은 경전들이 쏟아져 나왔다. 그러나 번역이 완성된 불전들은 일일이 손으로 베껴 쓴 사본에 의해 전파되었다.
같은 것이 두세 차례 다른 역자 또는 같은 역자에 의해 번역된 예도 많았다. 또 전란과 기타 재해로 인해 상실되는 것들도 많았고, 불교를 배척하는 세력자들에 의해 손실되는 경우도 있었다. 따라서 이러한 폐단을 없애기 위해 불전들을 돌이나 목판에 새겨 길이 간직하려는 움직임 일어났고, 이렇게 하여 모든 불전들이 체계적으로 집대성된 것을 대장경이라 부르는 것이다.
즉, 우리가 말하는 한역대장경은 인쇄술이 본격적으로 발휘되기 시작한 송나라시대 이후에 등장한 것이다. 송나라 이후 수차에 걸쳐 여러 종류의 대장경이 조조(肇造)되었는데, 그들 중에서도 가장 중요한 것이 고려대장경이라 평가된다.
우리의 고려시대엔 적어도 세 차례의 대장경 판각이 있었다. 현종(顯宗) 때에는 중국 다음으로 대장경의 판본을 만들었으나 몽고군의 침입으로 타버렸고, 문종(文宗) 때에는 중국은 물론 일본에까지도 조사해 사라진 문헌들을 수집하여 소위 속장경을 판각했으나. 역시 병화로 말미암아 대부분이 사라져 버렸다.
현재 해인사에 보관되어 있는 고려대장경은 부처님의 가호로 외적의 침입을 막고자 하여 고종(高宗) 때에 14년에 걸쳐(1237~1251년) 조조가 완성되었는데, 완성된 경판의 수가 81,137개에 달하므로 흔히 팔만대장경이라 한다. 현재는 그 전체를 영인하여 책으로 간행함으로써 그 전모를 쉽게 알 수 있는 고려대장경은 내용상 다음과 같은 특징과 장점을 지닌다.
첫째, 현존하는 대장경판 중에서는 가장 오래된 것이며, 여러 차례의 교감을 거친 정확한 조조판이다.
둘째, 고려대장경은 최초의 대장경판인 북송(北宋)의 관판대장경(官版大藏經)과 거란족이 만든 거란판대장경의 내용을 아는 데 있어 중요한 자료가 된다. 그만큼 고려대장경은 풍부하고 정확한 내용을 담고 있는 것이다.
세째, 다른 것에는 전혀 실려 있지 않은 중요한 문헌들이 간직되어 있다.
여기에 포함되지 않았더라면 영구히 후세에 알려지지 않았을 문헌들이 상당수가 이 대장경을 통해 빛을 보게 된 것이다.
현재에 가장 유명하며 자주 이용되고 있는 대장경의 간행본은 일본의 대정신수대장경(大正新修大藏經)이다. 그런데 이 대정신수대장경은 고려대장경을 근간으로 하면서 독자적인 분류방식으로 경전을 배열한 것이라는 점에서도 고려대장경의 가치와 역할을 엿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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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교의 이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