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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경하는 선사님께,
갈등에 시달려 왔습니다. 너무나 스님께 편지를 쓰고 싶었고 이야기도 나누고 싶었지만 뭔가 투명한 말을 할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기에 이제야 편지를 씁니다. 오랜 세월이 흐르면 저도 할머니가 될 거라는 사실을 알고 있습니다. 그래서 제가 선 수행을 하면서도 버릴 수 없었던 이기심을 단숨에 들이켜고, 많은 생각 끝에 이렇게 편지를 씁니다.
스님께서 주신 향엄 선사의 "향엄상수(香嚴上樹)"라는 공안에 대한 제 답은 이렇습니다. 만일 제가 이로 나뭇가지를 물고 매달려 있는데 누군가가 그렇게 우매한 질문을 한다면 그 사람을 걷어차 버리고, 괜한 질문으로 저를 괴롭히지 못하게 할 것입니다.
제 수련은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습니다. 저는 지옥과 같은 고투를 견뎌내고 있습니다. 가끔 걷잡을 수 없는 혼란에 빠질 때는 한낮에도 선원으로 달려가 좌선을 합니다. 어느 날인가 바비와 함께 열세 살 난 제 딸을 선원으로 데리고 와서 참선하도록 하자는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그런데 쉽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 왜냐하면 그 아이는 정신적 연령이나 감정의 성정으로 봐서 곡 열 여덟 살 짜리 같거든요. 그 아이를 영영 참선으로부터 멀어지도록 만들겠다는게 아니라, 우선 그 아이의 성장이 중요하다고 봅니다. 그저 "충분히 나이가 들면 자신의 종교를 찾겠지"라며 그 아이를 어떤 종교에도 입문시키지 않았지만 이제는 그 아이가 참선을 시작하도록 하기 위해 제 말을 번복해도 될까요?
로드아이랜드 프로비던스에서, 레슬리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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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교이야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