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셰리에게,
잘 지내는지 궁금하구나. 편지 주어서 고맙다. 매일 라울러와 함께 참선한다니 훌륭하다. 잡념이 많든, 전혀 없든, 약간 있든 아무 상관 없단다. "괜한 생각을 하는 것은 부질 없는 일이야" 라고 생각한다고? 이런 네 생각 자체가 그른 것이다. 네 생각에 연연하고 있음을 보여주기 때문이지. 오로지 수행에 힘쓰며 정진하고 또 정진해야 한다. 그러면 잡념도 잦아들 것이다. 잡념이 잦아들고 나면 비로소 절을 할 때는 오로지 절을 하고, 참선할 때는 오로지 참선하고, 염불할 때는 오로지 염불할 수 있다.
불가능한 일이 아니다. 꾸준히 수행한다면 얼마든지 그렇게 될 수 있다. 수행에 있어서의 균형과 정진에 대해 이야기했지? 네가 어떤 일에 연연하면 그 정신과 육체는 균형을 잃게 된다. 그러나 어느 것도 만들어내지 않는다면 그 둘이 하나가 되어 완벽한 균형을 이룰 것이며 보는 것들도 완벽하고, 분명해질 것이다. 정진이란 참선하는 동안 네 마음이나 느낌을 놓아 버리는 것이다. 때에 따라서는 누구나 참선하는 동안 많은 생각과 느낌을 갖는다. 그것은 상관이 없다. 그러니 걱정하지 마라. 하지만 많은 사람들은 그런 일에 신경을 쓴다.
"난 틀렸어. 다른 사람이 나를 보고 어떻게 생각하겠어? 수많은 생각이 내 머리를 떠나지 않으니 이것들을 어떻게 떨쳐낼 수 있을까? 당신들은 어떻게 정진할 수 있단 말인가? 어떻게 모든 것을 떨쳐낼 수 있단 말인가?" 이런 생각을 하는 것은 자신의 생각에 연연하기 때문이다. 그 어떤 것도 걱정하지 마라. 생각은 생각일 뿐이요, 느낌은 느낌일 뿐이니 굳이 그것에 손대려 하지 마라. "오직 모를 뿐"이다. 이것이 바로 정진이다. 네가 이런 마음을 늘 간직하고 있다면 네 마음은 매순간 청정할 것이다.
청정심이이란 올바른 상황을 지킨다는 뜻이다. 운전할 때는 오로지 운전만 하여라. 운전하는 동안 빨간 신호등이 들어오면 멈춰서라. 다시 녹색으로 바뀌면 출발하는 것이다. 이러한 행동이 올바른 상황이며, 올바른 상황이란 모든 것이 오직 이와 같음(如如)을 의미하는 것이다.
네 마음을 나는 읽을 수 있다. 너는 끊임없이 자신의 마음을 확인하고 있다. 하지만 매일 수행하고 정진한다면 확인하려 드는 그러한 마음은 작아질 것이요, 모든 것이 이와 같다는 정신을 지킬 수 있을 것이다. 그런 연후에 하늘을 보면 파랄 것이요, 나무를 보면 푸를 것이며, 마음은 고요해질 것이다. 또한 그 고요한 마음으로 모든 중생을 제도할 수 있을 것이다. 네가 "오직 모를 뿐"이라는 청정심으로 깨달음을 얻고 번뇌에 빠진 중생을 제도하기를 바란다.
숭산 합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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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교이야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