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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상카에게,
편지 주어서 고맙다. 잘 지내니? 혼자 수행하는 것이 어렵고, 네 자신은 근기가 낮은 수행자라고 했지? 그럼 물어보마. 너는 누구인가? 너는 어디에서 태어났는가? 네 이름은 무엇인가? 네 나이는 몇 살인가? 내가 이런 식으로 천 가지 질문을 한들 결국 하나의 질문이라는 것을 이해했을 것이다. 나는 무엇인가? 모른다! 그럼 모른다는 것이 무엇이냐? 대답해라! 매우 간단한 것이다.
그 어떤 것도 만들지 마라. "오직 모를 뿐" 이라고 대답해라. 알겠니? 그리고 참선할 때는 오로지 참선하여라. 단전도 만들지 말 것이요, 기(氣)도 만들지 말 것이며, 공안도 만들지 말고 그 어떤 것도 만들지 말아라. 청정심, 청정심, 청정심을 생각하고 일곱을 센 뒤 숨을 내쉬고 "오직 모를 뿐"이라고 마음속으로 외쳐라.
공안에 대한 네 답을 보니, 네가 만약 입을 열었다간 너는 이미 죽은 것이다. 공안을 머리 속에 담아두지 말아라. "오직 모를 뿐"이라는 마음을 간직해라. 매우 중요한 얘기란다. 이것은 한 어머니가 아들을 전장으로 보낸 뒤 일하고 밥 먹고 친구들과 이야기하고, 텔레비젼을 보아도 항상 마음 속으로 "내 아들이 언제나 집으로 돌아온단 말인가?" 하고 걱정하는 것과 똑같은 것이다. 따라서 일상 속에서나 참선을 할 때나 "오직 모를 뿐"이라는 마음을 지켜야 한다. 그렇게 하면 공안에 답할 시간이 되고 그 답이 떠오를 것이다.
자유에 관해 이야기했었지? 네가 느끼고 있는 자유란 생각하는 자유일 뿐이다. 진정한 자유를 얻어야 한다. 네가 자유에 관해 가지고 있는 생각에는 어떤 방향이 없다. 왜 자유를 원하는가? 자유의 목적이 무엇인가? 너의 생각을 방해받음 없이 자유롭게 날아갈 수 있도록 해보아라. 그러면 옳은 자유란 무엇인지 이해하게 될 것이다. 네가 완전한 자유를 얻는다면 삶도 죽음도 없다. 자유를 얻은 마음은 텅 빈 공간같이 청명할 것이다.
그러면 진정한 자유를 어떻게 얻겠느냐? 그리고 얻은 후에는 어떻게 쓰겠느냐? 어떤 사람이 다른 사람을 죽이거나 해치는 이야기를 했는데, 나는 이렇게 말해주마. 이기적인 생각을 하지 마라. 네 삶의 목적이 무엇인가? 너는 계속 "나", "나", "나", "나", "나"만을 내세우는데 그 "나"는 어떤 종류의 "나"를 이야기하는 것이냐? 그 "나"를 버려야 한다. 그러면 이기적인 생각은 없어질 것이다. 이기적인 생각이 모두 사라질 때 네 마음은 빈 공간처럼 맑아질 것이야. 그 때야 비로소 너는 자유로운 것이다! 네가 자유로워지면 너는 모든 것을 얻을 수 있다.
언제까지나 청정심을 지킨다는 것은 네 마음이 맑은 거울과 같다는 것이다. 그 거울에 붉은 색을 비추면 붉은 색으로 비칠 것이요, 흰색을 비추면 흰색이 비칠 것이다. 그렇다면 일상 속에서 삶과 죽음으로부터의 자유를 어떻게 이용할 것인가? 청정심은 위대한 보살심과 같다. 그 보살심이란 누군가 슬퍼하면 나도 슬프고, 누군가 행복해하면 나도 행복해하는 마음이다. 그 마음을 갖게 되면 안팎이 따로 없는 것이다. 안과 밖이 하나라는 뜻이지. 따라서 그들에게 시비가 있다 할지라도 너는 모든 것을 다른 이들을 돕는데 써야 할 것이다. 이것이 바로 위대한 사랑이요, 위대한 보살의 길이다. 네가 늘 "오직 모를 뿐" 이라는 마음을 간직하고 깨달음을 얻어 번뇌에 빠진 중생을 제도하기를 빈다.
숭산 합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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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교이야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