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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 년에 겨우 한 번 연하장으로 안부를 여쭙는 것밖에 하지 못했습니다.
여가가 없다기보다는 실로 죄를 많이 지어 상서할 면목이 없었기 때문입니다.
이번 해외 만리 밖에도 벌써 봄이 다가왔습니다.
그곳은 아직도 겨울이겠지요.
사중의 빚을 얻어서 하는 일이 잘 되지 않으나 그저 고만고만합니다.
마음에 병이 들면 건강한 몸도 시름시름 병이 든다는
옛 사람의 말씀이 하등 틀림이 없는 것 같습니다.
불자(佛者)에 입문한 몸이면서 욕(慾)을 버리지 못하였으며
인(忍)을 얻어내지 못하였으며 더욱이 고(苦)를 얻지 못하였으니
어찌 불자라고 할 수 있겠습니까.
크게 죄를 꾸짖어 주십시오.
옛 사람이 말씀하시길 벌불급사(罰不及嗣)라 하지 않았습니까.
벌은 되물림하지 않는다고 했습니다.
제 잘못을 크게 뉘우치고 있으니
자비심이 깊으신 숙주께서 저와 사숙들을 용서해 주십시오.
불자가 불(佛)에 몸을 쏟지 못하고 엉뚱한 데 관심을 두었으니
이 또한 용서받지 못할 일이나
땅에 엎드려 이렇게 간절하게 뉘우치고 있으니
숙주께서 한 방울 물로써 인철(因轍)의 고기를 구해 주십시오.
끝내 죄를 지어 어머니 앞으로 돌아가지 못하는 못난 아들 같은 심정으로
이렇게 속죄하고 속죄하오니 그만 분노를 놓아주십시오.
이만 붓을 내려놓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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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교이야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