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님을 그리워하던 중에 스님께서 보내주신 편지를 읽고 너무나 기뻤습니다.
마음은 끝간 데 없이 주절주절 허전한 것은
아마 제 수양이 부족하기 때문일 것입니다.
그럴 때면 근처 높은 산에 올라가 그믐에 잠긴 세상을 쳐다보며
내가 세상을 버렸는지 세상이 나를 버렸는지를 잠시 생각합니다.
스님, 인생이란 곡(哭) 한 번 하면 끝난다고 생각한 시절도 있었지만
다만 그러한 것들도 어쩌면 다 제가 부족하기 때문에 생겨나는 번뇌입니다.
제 몸 하나 다스리지 못하는 중생이오니 스님, 크게 꾸짖어 주십시오.
내년 꽃피는 봄에는 찾아뵙겠습니다.
산 높고 물 깊은 끝없는 풍광에
온갖 꽃들이 봄을 다투네
누가 만약 삼소굴 일을 묻는다면
돌계집은 시끄럽고 나무사람 혀를 찬다 하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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